요즘 인터넷 실명제 찬성에 대한 의견이 다시 화두에 오르고 있습니다. 아이돌에 대한 무분별한 루머 양성 및 악플, 테러 예고로 인한 공권력 낭비, 허위사실을 퍼나르는 인터넷 커뮤니티, 기타 등등 많은 사람들이 익명성 뒤에 숨어서 문제를 일으키고 있는데요.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사람들이 실명제를 원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연예인, 유튜버, 인플루언서에 대한 악플입니다. 실명제를 해야 악플에 대한 모욕죄 고소를 하기 편하기 때문입니다. 악플이 물론 엄청나게 나쁜 행위임은 맞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명제를 국가가 강제하는 것은 결코 올바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악플 방지를 위한 인터넷 실명제 

 

실명제를 함으로써 사회적으로 어떤 장점과 단점이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 아닌 단순히 악플 방지를 위해 실명제를 하는 것은 유명인들의 고소의 편리성을 위해 국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포기한다는 뜻입니다.  

 

악플때문에 실명제를 한다는것은 한국에서 실명제가 아닌 사이트는 모두 차단해야 한다는 것과 비슷합니다. 한국 커뮤니티를 모두 실명제로 바꿔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는 사이트는 실명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럼 악플러들은 당연히 고소를 피할 수 있는 해외 서버에서 악플을 달겠죠. 

 

인터넷 실명제 반대하는 사람이 노트북에서 악플을 다는듯한 모습

 

가령 악플 잡자고 모든 커뮤니티를 실명제로 바꿨는데 한국에서 가장 인기 있는 커뮤니티인 유튜브는 어떻게 해야할까요? 유튜브는 실명제가 아니라서 악플을 써도 모욕죄로 고소를 할 수 없습니다. 구글에서 개인정보도 주지 않습니다.

 

“그럼 구글은 악플써도 못잡으니깐 중국처럼 한국 정부에서 차단을 해야할까요?” 라는 질문에는 선뜻 대답하기 힘들겁니다. 가끔씩 몇몇 유튜버들이 악플때문에 실명제를 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하는데요. 정작 유튜브는 익명 커뮤니티입니다. 명 커뮤니티에서 익명 유저들의 조회수로 수익을 얻고 자국은 실명제를 실행하자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어느 수준까지 악플로 정의해야 하는지부터 논의되야 하는데 그것조차 기준을 잡기가 모호합니다.

 

이미 우리 생활속에 녹아있는 익명 사이트 

 

그리고 인터넷 실명제는 이미 헌법재판소에서 만장일치로 위헌 판결을 받았습니다. 공익의 목적보다 국민의 표현의 자유가 더 중요하고 실명제를 하면 국내 사이트가 해외사이트에 비해 패널티를 가지기 때문에 헌법재판소에서 올바르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말고 익명 사이트하면 제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은 직장인 800만 명이 가입한 ‘블라인드’ 가 있는데요.

 

자신의 회사명은 노출되지만 신분은 익명이 보장되기 때문에 회사 생활에 관한 욕을 마음껏 하거나 공무원들도 자기들의 조직을 마음껏 비판, 비난합니다. 정작 회사 생활할 때 앞에서 하지도 못할 말을 익명 커뮤니티에선 마음껏 하는거죠. 익명이 보장되니 가장 인기가 많은 직장인 사이트이기도 하고요. 사원수가 적은 회사는 인물이 특정될 수 있기 때문에 ‘새회사’ 라고만 뜨죠.

 

우리는 이미 이런 자유로움속에서 마음껏 표현하면서 살고 있습니다. 근데 인터넷 실명제가 실행된다면 익명을 추구하는 블라인드는 차단되야 할까요? 

 

실명제를 한다고 악플이 줄어들까?

 

또 다른 이유는 실명제를 함으로써 정말로 악플이 줄어드는지에 대한 의구심입니다. 인스타, 페이스북, 기타 한국 실명 커뮤니티 사이트에서 악플이 없다고 보기 힘듭니다. 매번 악플이 올라오고 매번 모욕죄로 고소당하고 반복됩니다. 또다른 예로는 한국에서 억울하게 마녀사냥을 당한 몇몇 운동선수, 연예인, 유튜버들이 간간히 있었는데요.

 

이들은 많은 한국 실명제 커뮤니티에서 온갖 욕, 패드립, 성드립을 받았습니다. 그러다가 진실이 밝혀지면 고소 당할까봐 악플 단 댓글을 지웁니다. 실명제를 한다해서 악플이 정말로 줄어드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인터넷 실명제 찬성을 하면 정말로 악플이 줄어드는가에 대한 확증은 모호한데 악플을 위해 실명제를 하면 결국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위축시키는 셈이 됩니다.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이 받습니다.

 

테러 방지를 위한 인터넷 실명제 찬성?

 

요즘 커뮤니티나 sns에서 테러 예고에 대한 글이 많이 보이는데요. 최근 경찰은 며칠 사이에 54건의 테러 예고를 검거했다고 브리핑을 했습니다. 이러한 테러 예고는 설령 장난이라 할지라도 경찰들이 대비를 해야하기 때문에 엄청난 공권력 낭비를 초래합니다.

 

하지만 테러 예고 방지를 위해 인터넷 실명제 찬성을 하는 것은 결국 또 국민들 스스로 정부에게 목줄을 쥐어주는 결과를 초래할 확률이 높습니다. 먼저 실명제를 법제화 한다는 것은 정부가 국민들의 인터넷 사생활을 언제든 들여다 볼 수 있다는 것을 뜻합니다.

 

현재 대한민국은 실명제가 위헌 판결이 났기 때문에 커뮤니티 운영자들도 이용자들에게 핸드폰 번호와 실명을 굳이 요구하지 않아도 상관 없습니다. 하지만 대다수의 한국 커뮤니티는 운영자들이 운영의 편의성을 위해 이용자의 실명을 요구하고 있고 유저가 모욕죄나 테러로 고발을 당하면 운영자가 경찰에게 유저의 정보를 넘겨주는 형태이죠.

 

하지만 실명제가 법으로 강제된다면 정부 데이터베이스에 커뮤니티 이용자들의 정보가 고스란히 쌓이게 되고 정부는 언제든 이용자들의 인터넷 생활을 들여다보고 감시할 수 있습니다. 정부는 테러로부터 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한다는 핑계로 국민의 인터넷 사생활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되죠.

 

처음에는 테러를 예방한다는 명분으로 국민들의 인터넷 기록을 검열하겠지만 후에 나쁜 마음을 먹은 정부의 최고 지도자가 국민들의 인터넷 기록을 들여다보고 어떤 짓을 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밑에 첨부해드린 유튜브 영상을 보면 알겠지만(자막 켜고 보세요) 국민들의 인터넷 기록을 감시한다고 해서 테러를 예방할 수 있는 확실한 증거는 없습니다.

 

 

그냥 예고 안하고 테러나 살인을 하면 잡을수가 없습니다. 인터넷 실명제 찬성 하는 사람들의 목적인 테러 예방이 확실히 가능한지에 대해서도 확답을 할 수 없는데 실명제를 하면 결국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국민들을 향한 정부의 감시망이 하나 더 추가될 뿐입니다. 최근에는 한 변호사가 인터넷에 실탄을 검색했는데 경찰에게 연락이 온 사례가 있습니다.

 

정부 역시 사람들이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100% 신뢰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민주주의 시민이라면 정부에게 강한 힘을 쥐어주는 것을 항상 경계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익명성의 장점은 무엇일까?

 

“인터넷에서 무슨 짓을 하고 다니길래 실명제를 반대하는거야?” 라고 생각할 수도 있습니다. 자신은 인터넷을 청렴결백하게 이용해서 인터넷 실명제 실행을 해도 아무 상관이 없다고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익명성은 한 명의 힘 없는 국민을 강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예를 들어 내부고발을 할 때 익명성이 그 힘을 발휘합니다. 내부고발을 할 때 뉴스나, 방송을 통해 고발을 하면 익명성을 100% 유지할 수 없습니다. 방송사가 개인정보를 다 알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익명성이 보장된 인터넷이라면 누구든 내부고발을 할 수 있습니다. 떳떳하면 내부고발을 얼굴 까고 하면 된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데요. 그러면 결국 자신이 내부고발을 한 거대 집단과 사실적시 명예훼손으로 몇 년간 피곤한 소송을 해야할 수도 있습니다. 익명성은 이런 문제점을 보호해주기 때문에 꼭 필요한거죠. 

 

그리고 익명성은 기업, 연예인, 방송사의 허위 광고도 일개 시민이 고발할 수 있습니다. 익명성이 보장된 유튜브에서 특히나 이런 고발이 많이 나옵니다. 저격 당한 기업에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려고 해도 구글에서 개인정보를 주지 않기 때문에 익명 고발 유튜버를 고소할 수 없습니다. 

 

익명의 한 사람이 노트북 앞에서 인터넷을 하고 있는 모습

 

하지만 실명제라면 허위 광고를 실명으로 고발을 해야하고 기업과 소송전을 하게 되겠죠. 그 결과는 승리해도 참담할것이기 때문에 결국 나쁜 행위를 하는 것을 알아도 아무도 공익 제보를 하지 않는 사회가 될 확률이 높습니다.

 

검열이 심한 국가 국민의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는 익명

 

익명성은 정부의 인터넷 검열이 심한 국가들의 국민들에게도 표현의 자유를 보장합니다. 1990년대에 미 해군에서 완전한 익명 보장을 위해 개발한 토르 브라우저는 대중에게 배포되었는데요. 특히 이 토르 브라우저는 검열이 매우 심한 이란, 중국, 러시아 등에서 자주 쓰입니다. 

 

토르 브라우저는 이란 같이 검열이 심한 정부에서 토르를 차단을 시켜도 Snowflak를 키면 차단을 뚫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2022년에 이란에서 젊은 여성이 경찰에게 끌려가 구타로 사망한 뒤에 시위가 크게 일어난 것을 기억할텐데요.

 

이때 당시 이란의 인터넷 검열이 매우 심해져서 국민들은 시위 가이드를 토르 브라우저에서 배포했었습니다. 인터넷에 실명으로 배포하면 당연히 경찰한테 잡혀가니 완전한 익명성이 보장되는 토르로 글을 써서 소통을 하는거죠.

 

그리고 독재 국가에서 인권운동가들의 신변보호, 언론의 자유, 표현의 자유를 위해 토르 브라우저를 이용하기도 합니다. 인터넷 실명제 정책을 하는 독재 국가에서 자신들의 국가를 비판하면 어떻게 될까요? 바로 잡혀들어갑니다.

 

익명성 뒤에 숨어서 악플을 다는 사람들도 많고 이것이 나쁜거도 맞지만 익명성의 자유로움은 일개 국민들에게 더 큰 이득을 가져다 준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위에서 말했듯 실명제가 악플을 완화 시킨다는 확증도 부족합니다. 이것을 빌미로 실명제를 실시한다면 이란, 중국, 북한 같이 정부가 빅브라더가 되는 세상이 올 확률이 한층 더 높아질 확률이 높습니다.

 

처음 명분은 악플, 테러 방지였지만 결국 정부, 정치인, 관료를 비판하면 잡아가는 세상이 될 확률이 높습니다. 현재도 한국에서 정치인이 국민을 모욕죄로 고소하는 사례가 아예 없지가 않습니다. 최근에도 물의를 일으킨 모 정치인이 자신을 비방하는 글을 고소한다고 선언했었죠. 정치인은 국민을 위해 일하는 사람인데 욕하고 비난하면 고소를 한다는게 참 웃기는 일이기도 합니다. 

 

선진국에서는 상상도 못할일이죠. 국민을 대표해서 나라를 위해 일을 하는 권력자가 욕들으면 고소를 하니 말이죠. 지금은 백성이 감히 관료에게 대들지 못하는 시대가 아닙니다. 정치 권력자들이 힘 없는 국민을 고소하지 못하게 익명성을 유지시키는 것도 아주 중요한 포인트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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